[3분 신화극장] 안나푸르나의 풍요의 여신

“오늘도 우리가 서로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3분 신화극장] 안나푸르나의 ‘풍요의 여신’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구름이 발아래로 흐르고, 인간의 기도가 바람이 되는 히말라야의 거대한 품, 안나푸르나에 얽힌, 오래된 신화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안나푸르나를 단순한 산이 아니라, ‘풍요를 내리는 여신의 자리’라고 부릅니다. 아주 오래전, 히말라야의 높은 골짜기에는 굶주림이 긴 겨울처럼 이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눈은 녹지 않았고, 들판에는 씨앗이 자라지 않았지요.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묻기 시작했습니다.

 

“왜 땅은 우리를 더 이상 먹여 살리지 않는가.”

그때 한 노인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풍요의 여신을 잊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의 여신 안나푸르나는 세상 모든 곡식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욕심으로 곡식을 쌓아두고 굶주린 이웃을 외면하기 시작하자 여신은 조용히 세상을 떠나 히말라야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산 아래 사람들은 그 사실을 깨닫고 긴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눈 덮인 길을 넘고, 절벽 같은 바람을 견디며 그들은 여신의 산을 향해 걸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사람들은 처음으로 서로의 음식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들이 산 아래에 이르렀을 때 하늘에서 눈 대신 따뜻한 바람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구름 사이에서 한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풍요는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 순간, 산 위에 햇빛이 비쳤고 눈 속에서 작은 풀들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산을 안나푸르나, ‘풍요의 어머니’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히말라야의 사람들은 지금도 말합니다. 안나푸르나는 단지 높은 산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시험하는 자리라고요. 서로 나누는 순간, 산은 우리에게 다시 길을 내어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말라야의 마을에서는 밥을 지을 때 첫 김이 오르면 잠시 하늘을 바라보는 오래된 습관이 있습니다. 그 연기가 여신에게 닿기를 바라는 작은 인사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풍요란 창고의 크기가 아니라 함께 앉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넓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안나푸르나의 산맥 위로 해가 떠오를 때면 사람들은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오늘도 우리가 서로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오늘 밤, 어딘가에서 따뜻한 밥 냄새가 피어오른다면 그건 어쩌면 안나푸르나 여신이 아직도 인간 곁에 머물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3.11 09:51 수정 2026.03.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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