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교수의 제언] 쉰여섯번째 이형주 교수의 이야기 "동기부여보다 먼저 필요한 것, 성취감"

동기부여가 성취를 만드는가, 성취감이 동기를 만드는가

나는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운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라고 생각해 왔다. 학생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때로는 칭찬을 하고, 목표를 제시하며, 경쟁과 도전을 통해 학생들의 의욕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고 느끼는 ‘성취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 “열심히 해야 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너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을 반복해도 아이가 실제로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 동기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반대로 작은 기술 하나라도 성공하거나, 이전보다 드리블을 잘하게 되거나, 슛이 처음으로 골대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의 표정은 달라진다. 그 순간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시 공을 잡는다. 한 번 더 해보려고 하고, 조금 더 어려운 동작에도 도전한다. 지도자가 별도의 동기를 부여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진] LG세이커스 장민국 선수와 함께한 농구클리닉 현장, 한기범농구교실 고양점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한 가지 질문을 갖게 되었다.
‘동기부여가 성취를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성취감이 새로운 동기를 만드는 것일까.’ 
물론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관심과 동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운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은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의 동기는 부모의 권유나 친구의 영향, 지도자의 encouragement로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느끼는 성취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수업이 즐거우면 한 번 더 하려고 하고, 자신감이 생기면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한다. 반대로 계속 실패하거나 자신이 뒤처진다고 느끼면 공을 잡는 횟수가 줄어들고, 어느 순간 수업에서 마음이 멀어진다.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은 지도자가 제공한 교육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따라서 좋은 지도는 단순히 많은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학생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적절한 과제를 제시하며, 작은 변화와 발전을 학생 스스로 확인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공정한 지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운동능력과 경험이 서로 다른 학생들에게 같은 기준만을 적용하면 일부 학생은 계속해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실패도 성장에 필요하지만, 반복되는 실패만으로는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지도자는 학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무조건 쉬운 과제만 제공해서도 안 된다. 너무 쉬운 과제는 진정한 성취감을 만들지 못한다.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수준의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그 경계를 찾아주는 것이 지도자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지난 주말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주최의 한기범농구교실 대회현장

농구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슛의 성공 여부만을 평가하기보다 이전보다 자세가 안정되었는지, 드리블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졌는지, 경기에서 동료를 바라보고 패스하기 시작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작은 변화를 발견할 때 성취감이 생기고, 그 성취감은 자신감과 다음 도전으로 이어진다. 결국 동기부여는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지도자는 학생이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학생은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다음 동기를 만들어 간다.

나는 그동안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동기부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나에게 다른 답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은 거창한 칭찬이나 높은 목표가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성공의 경험이었다. 성취감은 운동의 마지막에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다음 연습을 시작하게 하고, 다시 도전하게 하며, 포기하지 않도록 만드는 출발점이다. 앞으로 나는 이 생각을 단순한 지도 경험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제 농구교육 현장에서 더욱 깊이 관찰하고 연구해 보고자 한다. 성취감이 유능감과 자신감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운동에 대한 내적 동기와 지속적인 참여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차근차근 규명할 필요가 있다.

운동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기술이 뛰어난 선수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학생이 자신의 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지도자가 만들어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경험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작은 깨달음이 아이를 다시 코트로 돌아오게 한다.

#사진 - 한기범농구교실, 이형주 교수 제공

작성 2026.07.23 02:13 수정 2026.07.23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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