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아이는 없습니다, 다른 아이가 있을 뿐입니다 - 경남 김해시 ‘플랜트 미국영어학원’ 장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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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트 미국영어학원] 장원경 대표    

  

언어 학습에서 나타나는 개인차와, 이를 존중하는 눈높이 교육의 중요성

  

 

영어를 가르친 지 10년이 넘었지만, 김해 율하 플랜트 미국영어 학원을 운영하며 아직도 매 순간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결코 같은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나이, 같은 학년, 심지어 같은 교재로 시작해도 어떤 아이는 성큼성큼 걸어 나가고, 어떤 아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이 당연한 진리를 교육 현장이 얼마나 존중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영어를 '견디는 과목'으로 여기는지, '자신 있게 해내는 것'으로 여기는지가 갈립니다.

 

파닉스를 배우는 단계를 떠올려봅니다. 어떤 아이는 낱개의 소리는 정확히 알면서도 그 소리들을 이어 붙여 한 단어로 읽어내는 '블렌딩' 앞에서 자꾸 멈춰 섭니다. 이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진도를 재촉하는 채찍이 아니라, 소리를 더 잘게 쪼개어 하나씩 붙여보는 다정한 반복입니다. 두 개의 소리만 붙여보고, 익숙해지면 세 개, 네 개로 늘려가며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듯 나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제나 "틀려도 괜찮아"라는 말이었습니다.

 

파닉스는 다 알면서도 정작 읽기에는 자신이 없어 우리 학원 문을 두드렸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천천히 이 반복을 통해 소리를 하나씩 붙여나가기 시작하더니, 한 달 만에 스스로 문장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가 점점 커지던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선명히 기억합니다.

 

반면 습득이 빠른 아이에게는 같은 속도의 반복만 시키면 금세 흥미를 잃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이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인공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같은, 생각을 한 뼘 더 확장시키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책을 읽기만 했을 뿐인데 "책 속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건넨 아이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글자를 읽어내는 것을 넘어, 질문 하나가 아이의 사고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를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우리와 함께한 지 6개월 만에, 저와 함께 학원을 이끄는 남편, 원어민 Caleb 원장님과 자유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영어 실력이 발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친구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고, 그 방향을 선생님의 질문을 통해 함께 찾아간 것뿐입니다.

 

어휘 암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에 단어 50개를 거뜬히 외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10개를 외우는 것도 버거워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암기가 유독 힘든 아이에게는 소리 내어 읽는 연습과 쓰기를 함께 병행하며, 그 아이에게 맞는 반복의 양을 찾아주는 일이 우선입니다. 단어시험의 난이도와 분량 역시 아이의 역량에 맞게 조절해, 낮은 점수 하나가 아이의 자신감을 꺾는 일이 없도록 살핍니다. 독해가 버거운 아이는 오디오의 도움을 받아 시작해, 서서히 오디오 없이 스스로 읽어내는 경험을 쌓아갑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페이지를 만나도 그 부분을 지나 뒷내용을 읽다 보면 문맥으로 다시 이해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정말 막히는 부분만 선생님이 짚어주며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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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랜트 미국영어학원] 외부 및 내부 모습과 교재    

 

 

이 모든 과정에서 선생님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지금 이 아이가 어디쯤 서 있는지, 무엇이 이 아이를 붙잡고 있는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눈입니다. 정해진 진도표에 아이를 맞추는 대형 프랜차이즈식 커리큘럼으로는 이런 섬세한 관찰과 조정이 쉽지 않습니다. 저와 함께 학원을 이끄는 남편이자 원어민 원장인 Caleb은 늘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에게는 적절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도전적인 질문과, 그것을 스스로 풀어내려는 끈기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모든 아이는 다르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꼭 맞는 자극을 줄 때 비로소 실력이 자라고 더 크게 발전해 빛을 발한다는 것이 그의 오랜 교육 철학입니다. 아이의 반응 하나하나를 살피며 질문의 깊이와 반복의 횟수, 진도의 속도를 그때그때 조율할 수 있을 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속도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플랜트 미국영어에서 저희 두 사람이 매 수업 지키려 하는 원칙도 바로 이것입니다.

 

흔히 '애바애'라는 말을 씁니다. 아이 하나하나가 다 다르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말이 참 좋습니다. 모든 아이는 서로 다르고, 그 다름 자체로 이미 소중하며, 그리고 그 안에는 반드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날 힘이 있습니다. 교육이 해야 할 일은 그 속도를 재촉하거나 늦추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만의 걸음을 알아봐 주는 것입니다. 그 알아봄이 쌓일 때, 아이는 스스로 자랍니다.

 

아이는 저마다 다르고, 그 다름은 이미 그 자체로 소중하며, 모든 아이 안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날 힘이 있습니다. 교육이 할 일은 그 속도를 재촉하거나 늦추는 것이 아니라, 그 걸음을 알아봐 주는 것입니다.

 

백태현 기자 .
작성 2026.08.18 17:03 수정 2026.08.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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