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건 곧 사랑한다는 것’-김윤경 저

- 교육은 마음을 두드리는 일

가르친다는 건 곧 사랑한다는 것. 저자 김윤경. 에피쿠로스의 정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 김윤경작가의 글 ‘가르친다는 건 사랑하는 것’을 내리 두 번 읽고 ‘가르친다는 것은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작가가 30여 년 선생의 길을 가면서 으뜸으로 여겼던 가치가 좋은 어른이 되는 것, ‘가르치는 이의 삶이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가장 효과적인 교과서’라 여겼기 때문이다.

 

즉, 작가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교에 다닐 이유를 뚜렷이 제시하려 애썼고, 오래 공부했고 오랜 경력을 쌓은 작가의 교수과목이 폐과되는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왕성한 탐구심의 힘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으니 말이다.

 

선생 자격을 가진 이만이 아니라 누군가 내 등을 보고 자라야 하는 사람을 곁에 두었다면 눈여겨볼 책이다.

 

차가운 사랑에서 다정한 관찰자로

 

“가르치는 삶을 살아온 이에게 찬사는 무엇일까요. 학문적 성취나 명예로운 직함보다 마음을 흔든 건 익명의 수업평가에 적힌 ‘인생의 좋은 어른을 만났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42P

 

그러나 한동안 교수로서 엄격한 권위자가 돼야 교실이 운영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제자들에게 너무 어려워 무섭기까지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졸업 후 찾아온 제자가 선생님의 차가운 사랑 덕분에 사회의 치열한 현장에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해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고 한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제자들을 채찍질했던 때가 있었으니, 그것도 사랑이었겠지만 차갑게 느껴졌을 학생의 마음을 품어주지는 못했던 시간이다.

 

그 후로 제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제자들을 더 이해하게 됐다는 작가는 전공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즉 편견을 버리고 공정과 정의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데에도 힘을 실었다고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작가도 전공 교수를 넘어 먼저 세상에 나온 사람으로서 어른의 역할을 감당한듯하다

 

“교실문을 열기 전 다정한 관찰자가 되려고 기도처럼 외웠던 주문은 ‘학생들에게 기술을 전하는 교수자이자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연결되는 학생들의 빛나는 면면을 발견해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기여하기’ 였습니다.”-여는 글

 

매 순간 선생으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으려 한 작가의 꼼꼼한 시간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존재로서 사람을 대하고 귀히 여기는 마음이 어찌 선생과 제자와의 관계뿐이겠는가.

 

전환, 새창을 열기 - 다각으로 발효되는 전공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 석사를 거쳐 박사학위, 미국의 명망 놓은 디자인 스쿨에서 디자인 교육학 석사 자격까지 취득했으니 전공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지금은 교양교육원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학교의 비전과 미래를 위한 변화를 명목으로 담당과목이 폐과되는 결정을 학교로부터 전해 들으며 마치 자신의 존재가치가 부정당하는 듯한 분노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것도 잠시, 작가는 몇 년간 그저 맹렬하게 읽고 생각을 썼다. 글쓰기의 장점인 사유와 통찰력, 치유 등의 에너지가 차곡차곡 쌓여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태도를 키웠다.

 

이처럼 의도와 상관없이 전공을 고집할 수 없는 경우 다른 공부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수시로 부침이 뒤따랐지만 다각적인 탐구심을 열어둔 덕에 제2전공으로 <재미있는 글쓰기> 교양강좌를 개설할 수 있었다.

 

일 년 동안 전국에서 뜻을 같이한 교사들과 정기적으로 주제 중심의 마음을 나누었고 또, 읽고 쓰는 것으로 자신을 세우는 <정예서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을 만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연구원으로 참여해 <치유와 코칭 백일 글쓰기>, <인문의 숲>과 <자신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주제 쓰기 연구 과정>을 2년여간 공부했다.

 

읽고 쓰기의 공동체, 이 두 만남은 교수자로서의 방향성은 물론 자신을 여물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 성장을 멈추지 않고 그 성장을 학생들과 나누고자 했던 작가의 발자국을 따라가며 나도 그 강의실의 학생이 된 듯 때때로 설렜고 그의 열정에 가슴이 뜨거웠고 뿌듯했다.


 K People Focus 최영미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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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8.23 16:45 수정 2026.08.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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