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춘 PF 사업장, 청년·신혼부부의 집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으로 멈추거나 사업 추진이 지연된 주택사업장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된다. 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이어 올해부터 대상 사업장과 매입 유형을 확대하고 세제·금융 지원까지 강화해 PF 정상화와 주택 공급을 동시에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 금융위원회(위원장 이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금융감독원은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라 PF 사업장을 LH 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8월 27일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추진 현황을 점검한다. PF 사업장의 LH 매입임대 전환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기관 간 협업 정례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 PF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의 주택을 LH가 매입하면 사업자는 미분양 부담을 줄일 수 있다. LH는 확보한 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할 수 있어 주거 안정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12개 사업장·2600호 매입약정
정부와 관계기관은 지난해부터 금융위와 금감원이 LH 매입임대사업 참여 의사가 있는 PF 사업장 정보를 국토교통부와 LH에 제공하고, LH가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협업해왔다.
LH가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을 검토한 뒤 금감원 등을 통해 해당 사업자에게 매입임대사업 참여 가능성을 안내한다. 이후 사업자가 매각 의사를 최종 확정하면 LH가 매입심의를 거쳐 매입약정을 체결하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모두 12개 사업장, 약 2600호 규모의 주택에 대해 매입약정이 체결됐다.
이를 통해 금융권은 PF 부실사업장의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건전성을 높일 수 있었다. 사업 추진이 지연됐던 사업장은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
부실 PF 사업장 넘어 정상 사업장까지 확대
가장 큰 변화는 매입 대상의 확대다.
지난해에는 부실이 발생한 PF 사업장만 대상이었다. 올해는 정상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장도 포함한다. 특히 자금 조달이 지연돼 착공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까지 검토 대상에 넣는다.
사업이 완전히 중단된 이후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금난으로 사업 지연이 예상되는 초기 단계부터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매입 유형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신축매입약정 중심으로 추진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축매입까지 대상에 포함한다. 이에 따라 이미 준공된 사업장뿐 아니라 준공을 앞둔 사업장도 LH 매입임대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PF 사업장을 신속하게 주택 공급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세제·금융·가격 지원도 강화
PF 사업장의 LH 매입임대사업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확대됐다.
신축매입 사업자의 토지·건물 취득세 감면율은 기존 15%에서 2027년까지 70%, 2028년 50%까지 확대되고 2029년 이후에는 15%가 적용된다.
LH의 토지확보 지원금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토지비의 70% 수준이었지만 최대 80%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원가법을 함께 적용해 공사비 상승분을 매입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세제·금융·가격 지원이 확대된 만큼 PF 사업장의 매입임대사업 전환 수요도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신축·기축 매입 추진
금감원과 LH는 현재 입지와 임대수요 등 사업 여건을 고려해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을 1차로 검토한 상태다.
현재 해당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자의 매각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접수된 사업장은 매입심의를 거쳐 올해 안에 신축매입약정 또는 기축매입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사업자와 금융권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현장 설명회도 열린다.
LH는 오는 9월 15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리는 PF 부실사업장 매각설명회에 참여해 LH 매입임대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사업주 등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도 진행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업자들이 LH 매입임대사업을 구체적인 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도심 양질의 주택,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
LH가 확보하는 주택은 수도권 역세권 등 도심에 위치한 사업장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새로 짓거나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주택이 대상이 되는 만큼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입지가 좋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료 역시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다. 준공 이후 매수자와 가격이 확정되기 때문에 주택을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미분양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사업자의 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고 후속 자금 조달과 착공을 앞당기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PF 사업장의 주택 전환은 사업자에게는 출구를 마련하고 금융권에는 부실 위험을 줄이는 수단이 된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도심 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정부 “PF 정상화와 주택 공급 동시에 풀겠다”
국토교통부 조성태 주거복지지원과장은 “PF 사업장은 가장 빠르게 집이 될 수 있는 자원”이라며 “멈춰 선 사업장이 청년·신혼부부의 집으로 이어지도록 매입임대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권유이 금융정책과장은 “이번 협업은 부동산 PF의 연착륙과 주택 공급 촉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푸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실제 국민이 살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는 데 금융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부동산 PF 부실을 단순히 금융 문제로만 접근하지 않고 실제 주택 공급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멈춰 있던 사업장의 주택을 공공임대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정상 사업장과 기축주택까지 대상을 넓히고 각종 인센티브를 강화하면서 PF 사업장의 LH 매입임대 전환이 실제 주택 공급 확대로 얼마나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