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 농업 현장은 낭만만으로 버텨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반복되는 육체노동, 긴 투자 기간은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현실이다.
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에서 산들농원을 운영하는 이진우 대표 역시 이러한 현실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는 오랜 준비 끝에 2024년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가 일군 농업을 이어받으며 자신만의 농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직거래 중심의 농업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첫해부터 찾아온 냉해는 그의 계획을 크게 흔들었다.
배 과수원은 개화 시기에 발생한 이상저온의 영향을 받으며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 상품성이 높은 과실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농업을 시작한 첫해부터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현실이 됐다. 많은 귀농인이 첫해에 현실의 벽을 체감하듯 이 대표 역시 자연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포기의 이유로 삼지 않았다.
수확량 감소 속에서도 직거래와 온라인 판매, 로컬푸드 유통 등 다양한 판매 방식을 시도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동시에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며 시설하우스 신축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했다.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혹독한 겨울은 또 다른 시험이었다.
시설하우스 공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하의 강추위는 모든 작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얼어붙은 땅을 굴착하고 자재를 운반하는 과정은 체력과 인내를 동시에 요구했다. 손끝이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도 그는 하루하루 공정을 이어갔고, 반복되는 작업을 묵묵히 견뎌냈다.
이 대표가 자신을 '운동하는 농부'라고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 꾸준히 이어온 운동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농업을 지속하기 위한 체력의 기반이 됐다. 무거운 자재를 옮기고 철골 구조물을 세우는 작업은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 그는 운동으로 다져온 체력이 농업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그가 추구하는 농업은 노동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최근 완공한 시설하우스에는 환경 관리와 재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설을 적용했다. 온도와 생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품질 향상을 추구하고 있으며 재배 과정에서도 토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산들농원에서는 시설하우스를 중심으로 오이를 재배하고 있으며 약 2,0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는 신고배와 상주 감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청정 자연환경과 비옥한 토양을 바탕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산들농원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정직하게, 푸짐하게'다.
이 대표는 농산물을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관리한다. 토양 상태와 재배 환경을 직접 점검하며 생산 과정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유통 단계를 줄인 직거래를 통해 수확한 농산물을 보다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는 과정 역시 농업의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전했다.
귀농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계획한 농장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고,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같은 변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충분한 준비와 꾸준한 체력 관리, 지속적인 학습이 함께 이뤄져야 안정적인 농업 경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늘도 이진우 대표는 누구보다 먼저 농장으로 향한다.

새벽부터 시설을 점검하고 생육 상태를 살피며 하루를 시작한다. 자연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농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흙을 믿고 정직하게 흘린 땀은 결국 좋은 결실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
경상북도 상주시 공검면 산들농원에서 생산되는 오이와 신고배, 상주 감에는 단순한 농산물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냉해와 한파를 견디며 쌓아 올린 시간, 포기하지 않았던 의지, 그리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전하고자 하는 농부의 철학이 함께 담겨 있다. 귀농은 로망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오늘도 새로운 농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상주 산들농원 이진우 대표는 귀농 첫해 냉해 피해와 혹독한 겨울이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설하우스 구축과 직거래 확대를 통해 새로운 농업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강인한 체력과 꾸준한 자기관리, 과학적인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정직한 농산물을 제공하며 귀농의 현실과 지속 가능한 농업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 농업인에게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시설농업의 중요성과 직거래 중심의 농업 경쟁력을 함께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긴 여정이다. 화려한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성실함이다. 산들농원의 이야기는 정직한 땀과 지속적인 노력이 결국 농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