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 공군사격장 피해민이 안건 내야 움직이나…보령시 ‘상생협의’ 앞두고 적극행정 시험대 | 뉴스추적 팩트체크2

- 2024~2026년 주민 간담회·협의 지속…그동안 주민 불편을 선제적으로 파악했는지 주목

- “충남도에 주민이 안건 제출”에서 끝날 것인가…보령시가 먼저 확인하고 협의할 역할은 없는가

보령시청새마을공동체과

[뉴스추적=황규문기자] 국군대천콘도 내 국군복지단마트 이용 제한 문제를 둘러싸고 보령시의 행정 대응 방식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령시는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간담회와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상생협의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생협의회 개최 시 공군 측에 국군복지단마트 이용조건 완화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보령시는 주민들이 회의 주관 주체인 충청남도에 직접 안건을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행정의 역할에 대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주민이 안건을 제출해야만 행정이 해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가. 주민과 여러 차례 만났다면 무엇을 파악했나. 

 

2024년 ~ 2026년 주민 면담 추진 현황_답변내용

 

보령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갓배마을 주민들과의 간담회와 주민과의 대화, 민·관·군 간담회, 연구용역 관련 회의, 상생협의회 등이 여러 차례 진행됐다.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지역 현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됐다는 점은 확인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발생한다. 그 많은 주민 소통 과정에서 주민들의 생활상 불편 가운데 관계기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을 행정이 어떻게 발굴하고 관리했는가. 이번 마트 이용 문제 역시 주민 제보가 접수된 뒤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등장했다.

 

보령시는 세부 이용기준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주민들과 여러 차례 만나온 행정이 그동안 해당 이용 편의의 구체적인 조건이나 주민들의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별도로 파악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민 의견 청취’와 ‘주민 문제 해결’은 다르다.

 

주민들과 만나는 것 자체와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주민 의견을 듣는 단계에서 끝나는지, 아니면 그 의견을 행정적으로 분류하고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을 선별해 실제 협의까지 연결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사안에서 보령시는 주민들이 충청남도에 안건을 제출하는 절차를 설명했다. 그러나 보령시가 이미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면 행정 자체적으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정리해 협의가 필요한 사안을 발굴하고, 관계기관에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민에게 안건 제출 방법을 알려주는 행정과 주민의 문제를 먼저 파악해 해결 경로를 마련하는 행정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결정권이 없다면 더 정확히 물어야 한다. 이번 사안에서 국군복지단마트의 운영기준을 결정하는 주체가 보령시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권과 확인·협의 권한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보령시가 직접 이용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면 오히려 현재 기준이 무엇인지 관계기관에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주민 제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한 개선사항을 정리해 협의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행정 대응이 될 수 있다.

 

특히 보령시는 이미 향후 상생협의회에서 이용조건 완화를 건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렇다면 그 전에 최소한 다음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준은 무엇인가.

주민 제보 가운데 사실인 부분은 무엇인가.

사실이 아니라면 어떤 부분이 다른가.

제한이 있다면 어떤 근거로 적용되는가.

갓배마을 주민에게만 적용되는 조건인가.

개선이 가능한 사항인가.

 

이러한 사실관계가 정리돼야 상생협의회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 “국군복지단 소관”이라는 한 문장으로 끝낼 수 없는 이유,  이번 민원은 군사기밀이나 군사작전과 관련된 정보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실제 이용하는 시설의 이용조건과 주민 편의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따라서 군 관련 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세부사항을 보령시가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보다는, 확인 가능한 범위와 확인할 수 없는 범위를 구분하는 행정적 접근이 필요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보령시가 직접 확인할 수 없다면 관계기관에 공식 질의를 할 수 있는지, 상생협의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룰 수 있는지, 주민 의견을 행정이 대신 정리해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행정이 그 사안을 전달받고 처리하는 방식만으로는 주민 중심 행정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군 사격장 피해와 관련해 오랜 기간 주민들과 관계기관 사이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라면,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 불편사항 역시 행정이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물론 모든 주민 요구를 행정이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행정적 권한을 구분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의 출발점이다. 이번 사안에서도 주민 요구가 합리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실제 이용조건부터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제 행정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 보령시는 10월 상생협의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실제 후속조치에 집중된다.

 

상생협의회가 개최되는지, 마트 이용 문제가 실제 안건으로 논의되는지, 공군 측에 어떤 내용이 전달되는지, 국군복지단의 공식 입장이 확인되는지, 주민들에게 어떤 결과가 공유되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주민이 별도로 안건을 제출해야만 논의되는지, 아니면 보령시가 주민 제보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관계기관 확인과 협의자료를 마련할 수 있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행정의 적극성은 권한이 많은지 적은지로만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권한 밖의 문제라도 주민 불편이 제기됐다면 어디까지 확인하고, 누구에게 묻고, 어떤 협의 절차를 마련하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사안은 결국 보령시가 주민 의견을 듣는 행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민 불편을 먼저 살피고 관계기관과 해결을 모색하는 행정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향후 상생협의회의 실제 논의와 관계기관의 답변을 통해 보령시가 이번 주민 제보에 어느 수준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할지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작성 2026.10.06 07:00 수정 2026.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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