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는 왜 도시에서 더 많이 발생할까

사람은 많지만 관계는 적다… 도시가 만든 사회적 고립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증가, 공동체 회복이 고독사 예방의 열쇠

[사진: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깊어지는 도시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이미지 챗gpt 생성]

수백만 명이 살아가는 대도시. 사람은 넘쳐나지만 정작 가장 외로운 곳도 도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에서 이웃의 얼굴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일이 흔해지면서 고독사가 도시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독사는 단순히 혼자 살다가 사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생을 마감하는 사회적 비극이다. 전문가들은 도시가 제공하는 편리한 생활환경이 오히려 사람 간의 연결을 약화시키는 역설적인 현상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는 익명성이 강한 공간이다. 같은 아파트에 수백 세대가 거주해도 서로 이름을 모르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 마을 공동체에서는 며칠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이웃이 먼저 안부를 확인했지만, 도시에서는 이러한 관계망이 크게 약화됐다.

 

1인 가구의 증가도 고독사를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취업과 학업을 위해 도시로 모여든 청년층, 은퇴 후 배우자와 사별한 노년층,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 등 다양한 계층이 혼자 생활하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이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와의 연결이 끊길 경우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어려워진다.

 

디지털 중심의 생활도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메신저와 SNS를 통해 언제든 소통할 수 있지만 실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같은 식탁에 앉아 각자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온라인 연결은 늘었지만 정서적 연결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채미화 센터장(채움심리상담센터)은 "사람은 혼자 있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을 때 가장 큰 고립감을 느낀다"며 "도시에서는 인간관계가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고립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과 무기력은 오랜 관계 단절 속에서 서서히 진행된다"며 "가족의 안부 전화, 이웃과의 대화, 지역사회 프로그램 참여만으로도 심리적 안전망을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성원 교수(안산대학교 간호학과)는 "도시의 고독사는 건강과 심리, 경제적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건강관리와 방문간호,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돌봄기기와 스마트 안부 확인 시스템은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사람의 관심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연결"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AI 안부 확인 서비스, 스마트 플러그, 전력 사용량 모니터링, 생활지원사 방문 등 다양한 고독사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술과 복지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공동체 회복이 함께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도시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공간이지만, 가장 외로운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고독사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 오랜 사회적 고립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함께 사는가'보다 '얼마나 서로를 돌보고 연결되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웃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부모님의 안부를 자주 확인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작은 실천이 도시를 더 따뜻한 공동체로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작성 2026.10.08 08:29 수정 2026.10.08 08:31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최수안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튜브 NEWS 더보기

리더경제 누리호 5차 발사 성공https://www.leader-economy.kr/news/473114#리...

리더경제 기후 피해와 전쟁, 빠르게 진화하는 AI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누리호 5차 발사,오늘 낮 12시 25분으로 확정https://www.leader-economy.k...

리더경제▶️뉴스가 놓친 당신의 생활과 질문https://www.leader-economy.kr/news/47...

리더경제 세종은 왜 백성을 위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을까요https://www.leader-economy.k...

한글과 자연이 만나 웰니스가 된다? 글로벌 여행자를 사로잡는 치유관광 기획법

머리에서 몸으로, 앎이 삶이 되는 치유관광 | 국립공주대학교 스마트의료웰니스관광대학원 이용근 교수

리더경제️ 선서는 거부했지만 설명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72871...

[치유관광/인문학] 알고리즘을 끄고 오감으로 부딪히는 법: 화산려, 제로 데이터, 7:3의 법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반대하는 환경단체 주장… 사실일까?” 팩트체크20

리더경제 카드는 더 긁고 대출은 더 비싸졌습니다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생활안전 대책 어디까지 왔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7252...

\'15년 째 표류! 스프링힐스CC 증설사업, 무엇이 진실인가?\' 시민 여러분께서...

리더경제️ 조희대 “국감 증인 답변 어렵다”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 바쁘게 달려온 한 주, 잠시 쉬어 가십시오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트럼프가 관세인하와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를 한 거래로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위조 상품권을 확인하러 갔던 여성은 왜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달콤한 키스도 잠시 사양.오늘은 혼자 ▶️ 리더경제 https://www.leader-econo...

리더경제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을 고발했습니다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부기장의 기장 공격으로 급강하https://www.leader-economy.kr/news/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