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입지 조건에도 아파트 시세가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설계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25층)는 지난달 54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이보다 3년 늦게 지어진 반포힐스테이트 동일 면적(21층)은 5월 47억 5000만원에 매매됐다. 더 오래된 래미안 퍼스티지가 약 7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세 역전 현상에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설계가 핵심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래미안 퍼스티지에는 약 3300㎡ 규모의 대형 커뮤니티 센터가 조성돼 있으며, 3개 레인의 정규 수영장과 호텔식 사우나, 그리고 신라호텔 피트니스클럽이 자문한 고급 운동 시설이 포함됐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약 4000㎡ 규모의 생태 호수와 수령 1000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보호수 정원도 자리 잡고 있다. 조경과 외관 특화설계 요소로는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 옥탑 패널’이 적용됐다.
이처럼 다양한 특화 시설을 도입한 아파트는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 내 랜드마크로서 인지도를 확보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 시세 방어에 유리하며, 상승기에는 가격 오름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지별 커뮤니티와 설계 차이가 가격 격차로 이어지는 것이다.
건설사들도 수요자들의 선호 변화에 주목해 조경 면적 확대, 고급 커뮤니티 시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구당 주차 대수 확보, 층간소음 저감 설계, 조망권을 높이기 위한 전면 유리난간 설치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다수의 건설사들이 특화설계를 갖춘 대규모 단지 공급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일대에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8층~지상 49층, 7개 동, 전용면적 84~192㎡, 총 185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는 수영장, 프라이빗 다이닝룸, 140석 이상의 대형 독서실, 피트니스센터 등이 포함된다.
두산건설은 11일 부산 남구 대연동 ‘두산위브더제니스 대연’의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2층, 2개 동, 총 258가구 규모이며, 이 중 전용면적 59~84㎡ 17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는 외관에 커튼월룩 입면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한화건설과 현대건설은 이달 경남 진주시 이현동에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전용면적 59~110㎡, 총 1032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39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처럼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설계는 아파트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단지별 차별화된 설계와 커뮤니티는 지역 내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가격 안정에도 기여한다. 앞으로도 건설사들은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상품 개발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