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경제 【한글날 100주년 특집】 왕은 왜 백성의 글자를 만들었나…한글에 담긴 설계와 뜻

한글날 제정 100주년·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세종이 주목한 ‘말과 글의 간극’

스물여덟 글자에 담은 소리의 원리…문자 창제와 집현전의 해설 작업을 기록으로 살피다

‘가갸날’에서 10월 9일까지…리더경제가 돌아본 한글의 가치와 오늘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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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100주년 특집】 왕은 왜 백성의 글자를 만들었나…한글에 담긴 설계와 뜻 

한글날 제정 100주년·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세종이 주목한 ‘말과 글의 간극’ 

스물여덟 글자에 담은 소리의 원리…문자 창제와 집현전의 해설 작업을 기록으로 살피다 

‘가갸날’에서 10월 9일까지…리더경제가 돌아본 한글의 가치와 오늘의 과제 

리더경제 김지연 기자 

2026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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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에게는 이미 나라를 다스리는 문자가 있었다. 그런데 세종은 왜 굳이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을까. 

질문의 답은 왕이 아니라 백성의 처지에 있다. 말로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할 수 있어도, 그 뜻을 글로 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었다. 세종은 이 어려움에 주목했다. 훈민정음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마련한 문자였다. 

자료: 뉴욕한국문화원 

더 흥미로운 것은 해결 방식이다. 세종은 새로운 글자를 만들면서 소리를 내는 기관의 모양을 살폈고, 적은 수의 기본 요소를 결합해 다양한 말을 적도록 했다. 글자에는 형태의 이유가 있었고, 사용에는 조합의 규칙이 있었다.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다.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기도 하다. 이 두 기념을 함께 놓으면 한글의 역사는 두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세종은 어떻게 이런 문자를 만들었으며, 후대 사람들은 왜 이를 지키고 기념했을까. 

자료: 국립한글박물관 

 


■ 실록의 짧은 기록이 보여주는 세종의 역할 

『세종실록』 세종 25년, 1443년 음력 12월 30일 기사에는 그달 임금이 직접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초성·중성·종성을 합쳐 글자를 이루고, 간단한 글자를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자료: 국사편찬위원회 『세종실록』 

눈여겨볼 표현은 ‘친히’다. 세종이 새로운 문자 마련을 지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제에 직접 나섰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집현전 학자들은 무엇을 했을까. 이들의 역할은 새 문자의 원리를 설명하고 용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다. 1446년 반포된 『훈민정음』에는 세종의 본문과 학자들의 해설, 정인지의 서문이 담겼다.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 유네스코 

문자를 만드는 일과 그 문자를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일이 연결된 것이다. 세종의 창제와 집현전의 해설 작업을 함께 살펴야 한글 탄생의 과정이 더 또렷해진다. 

 


■ 글자의 생김새에도 이유가 있다 

한글의 독창성은 익숙한 글자를 다시 들여다볼 때 드러난다. 

자음의 기본 글자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모음은 하늘·땅·사람을 나타내는 기본 요소에서 출발했다. 소리를 적기 위한 기호에 일정한 설계 원리를 담은 것이다. 

자료: 뉴욕한국문화원 

글자 모양을 외우는 것과 그 모양이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한글에서는 형태와 소리의 관계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기본 요소와 조합 규칙을 활용하는 체계성은 한글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글’이라는 두 글자도 그렇다. ‘한’은 ‘ㅎ·ㅏ·ㄴ’, ‘글’은 ‘ㄱ·ㅡ·ㄹ’이 모여 만들어진다. 낱자를 익히면 그 요소를 다른 음절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적은 수의 글자를 다양하게 결합한다는 특징은 창제 당시 실록에도 기록됐다. 

자료: 국사편찬위원회 『세종실록』 
 



■ 580년 전의 설계를 지금도 읽을 수 있는 이유 

한글에는 창제 원리를 확인할 수 있는 문헌이 남아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새 글자를 제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하고 용례를 담았다. 오늘날 우리가 한글의 구조를 이야기할 때 기대는 중요한 근거다.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이 기록 덕분에 한글의 가치는 막연한 찬사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고, 소리를 어떻게 분석했으며, 글자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했는지 문헌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세종의 새 문자 반포 내용과 집현전 학자들의 해설·용례가 담긴 문헌으로 이를 소개한다. 

자료: 유네스코 
 



■ 한글을 설명한 책이 한글날의 날짜도 바꿨다 

첫 한글날은 지금처럼 10월 9일이 아니었다. 

1926년 11월 4일, 조선어연구회가 주축이 돼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는 ‘가갸날’을 마련했다.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기념하며 민족정신을 되살리려는 뜻이 담겼다. 1928년에는 이름을 ‘한글날’로 바꿨다. 

자료: 국립한글박물관 기획 기사 · 한글날 변천사 

현재의 날짜를 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 것도 해례본이었다. 책 말미의 ‘9월 상한’이라는 기록은 음력 9월의 첫 열흘을 가리킨다. 이를 근거로 상순의 마지막 날을 기준 삼아 양력 날짜를 환산해 10월 9일을 기념일로 정했고, 광복 이후 이날의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자료: 국립한글박물관 

새 문자의 원리를 설명하던 책이 수백 년 뒤 그 문자를 기념할 날짜를 정하는 근거가 됐다. 한글날 100년에는 글자를 지키려는 노력과 기록을 확인하려는 과정이 함께 담겨 있다. 
 



■ 리더경제의 시선과 기자의 소회|쉬운 글을 쓰는 일의 무게 

한글의 역사를 취재 자료로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대목은 세종이 문제를 바라본 방향이다. 그는 글을 쓰기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에서 새로운 문자의 필요성을 찾았다. 

기자로서 이 출발점은 묵직하게 다가온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일만큼, 독자가 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정책 용어와 복잡한 경제 수치를 설명 없이 늘어놓으면, 정보는 있어도 독자가 활용하기는 어렵다. 

한글의 체계적인 설계는 표현의 문턱을 낮추려는 목적과 연결돼 있었다. 오늘의 언론도 독자가 어디에서 막히는지 살펴야 한다. 쉬운 말로 쓰되 뜻을 흐리지 않고, 짧게 설명하되 필요한 근거를 빠뜨리지 않는 일이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앞두고 기자가 되새기는 다짐도 여기에 있다. 독자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쓸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것. 

세종이 백성의 표현에 주목했던 역사는 오늘의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다. 

 


자료출처 및 기사 확인 정보 

자료출처: 국사편찬위원회 『세종실록』,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사전』, 국립한글박물관, 뉴욕한국문화원, 유네스코 공식 공개 자료. 

국사편찬위원회 『세종실록』
세종 25년 음력 12월 30일 기사
실록 원문 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사전』
훈민정음(訓民正音)
훈민정음 설명 자료 보기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날 제정 100주년 관련 기획 기사
한글날 변천사
한글날 날짜 관련 자료 

뉴욕한국문화원
한글 관련 공개 자료 보기 

유네스코
훈민정음 세계기록유산 소개 보기 

보도 기준: 2026년 10월 7일 

※ ‘리더경제의 시선과 기자의 소회’는 확인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기자의 해석과 소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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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07 10:33 수정 2026.10.0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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